다시 말하면 전열의 그늘지는 부분은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예를 들면 가스난로나 석유난로는 대류를 통해 방 전체를 따뜻하게 한다. 전기난로의 경우에는 대류가 약간 일어난다고 해도 직접 난로의 반사열에 닿는 사람만 쉽게 따뜻해지고 방 전체가 따뜻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와 마찬가지 이유에서 전기 가마의 경우 가마 속의 작품은 전열선에 가장 가까이에 놓인 것부터 소성되기 시작한다. 전기 가마를 사용할 때는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표면이 빨리 소성되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뚜껑이나 문을 닫은 뒤 가마 안에 열을 충분하게 가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전기 가마는 밀폐형이며, 굴뚝이 없고 열을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가마 안의 온도는 균일해지지만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지 않아서 습기나, 소지와 유약에서 나온 유기물 등의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유에 따라서는 쭈그러짐이나 부풀음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유 표면이 약간 그을린 듯한 무광 유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전기 가마의 경우에는 습기나 가스를 제거하고 가마 안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 좋은 작품을 소성하는 핵심이 된다.
1. 전기 가마의 환원소성
전기 가마는 열원이 전기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산화 소성하지만, 궁리하면 환원소성도 할 수 있다. 교토에서는 전기 가마로 아름다운 자기를 활발하게 소성하고 있다. 전기 가마로 환원소성을 할 때는 가마의 한쪽에 장작 투입구를 설치하여 가마 소나무 장작을 넣어 환원할 수 있는 전기 가마 안의 온도가 950도가 되면 그곳에서 소나무 장작을 태운다. 장작의 불길이 가마 밑바닥의 연도네를 통하여 가마 안에 흘러든다. 이 경우 배연을 위한 굴뚝은 없지만 가마의 옆면에 설치된 불 보기 창에서 가마 안에 가득 찬 연기와 가스가 배출된다. 장작을 태울 때 불 보기 창에서 불꽃이 약간 나온다. 이 불꽃이 보이지 않게 되면 다시 장작을 태운다. 이 작업을 1220도 정도까지 되풀이한다. 이때 사용하는 장작의 양은 30kW 용량의 가마에서 2.5~3뭇 정도이다.
환원소성 하는 시간은 가마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1220~1230도가 되면 '본불'을 종료하고 장작 투입구에 모인 재 등을 긁어낸 다음 문을 닫고 숙성 단계에 들어간다. 이때 가마 뚜 경이나 문을 약간 열고 가마 안에 찬 가스를 뺀다. 가스가 다 빠지면 뚜껑이나 문을 닫고 그대로 1250~1260도 정도까지 온도를 올린다. 환원소성으로 청화백자를 소성할 때의 장작량은 1.5뭇, 진사나 청자의 경우는 2~2.5뭇이 적당하다. 즉 청화백자는 약한 환원소성이 좋다. 또 환원재로는 소나무 장작 대신에 장작 투입구를 통해 IP 가스나 도시가스를 살살 태우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너무 압력이 높은 불길로 환원하면 가마 안의 공기 분포가 불균일하게 된다. 따라서 불꽃이 살살 나오는 특수한 버너를 사용한다. 또 가스버너를 장작 투입구에 꽂을 때도 가마 안에 직접 불길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일단 가마 벽에 부딪힌 다음 가마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 공기의 분포를 고르게 유지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어느 경우나 불길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밖에 숯을 장작 투입구에서 태워서 목탄 가스로 환원하는 방법도 있다. 또 등유를 잘 사용하면 적당한 환원 분위기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매연에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2. 가스 가마
1965년경부터 일본의 도 업계에 LPG를 사용한 단가마가 보급되었다. 현재 각 도자기 산지에서는 주로 환원하는 제품을 이 유형의 가마로 소성하고 있다. 교토에서도 전기 가마와 함께 약 70기 정도의 LPG 가마가 사용되고 있다. 도베야키도 이전에는 중유 가마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LPG 가마를 전기 가마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청화백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청자나 진사 유도 이 가마로 소성하는데 매우 생산 수율이 높다. LPG란 액화석유가스(iquefied petroleum gas)의 약칭인데. 상온에서 비교적 낮은 압력으로 액화되며,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가스나 천연가스에서 회수하여 생산한다. LPG를 구성하는 주성분은 프로판, 부탄, 프로필렌, 프틸렌 등의 혼합물이다. 프로판을 많이 포함하는 가스는 프로판가스, 부탄을 많이 포함하는 가스는 부탄가스라고 부른다. 순수한 프로판, 부탄가스는 상온, 상압에서는 무색, 무취의 기체지만 만일의 가스 누출에 대비하여 냄새를 확인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용기에 들어간 프로판, 부탄가스는 액체 상태이다. 이때 액체의 비중은 프로판가스가 0.51, 부탄가스가 0.59로 어느 것이나 물 비중의 반 정도이다. 용기에서 나오면 기화하여 가스 상태가 되는데 이 기체의 비중은 공기보다 무거워서 가스가 누출된 경우에는 오목한 부분에 고이기 쉽고 인화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LPG를 연소시킬 때는 LPG에 대하여 25배라는 많은 양의 공기를 소모한다. 열량이 높기 때문에 예열 시간이 짧아도 가마의 온도 분포가 쉽게 균일해진다. 또 산화와 환원의 조절도 자유롭다. 소성 분위기를 조절할 때는, 공 공기흡입식인 벤투리 버너(Venturi burner)의 분젠(Bunsen: 공기 도입 조절 구멍)을 열고 공기를 잘 빨아들일 수 있게 한다. 그러면 산소를 많이 포함한 짧은 불꽃, 즉 산화염이 만들어진다. 이에 대해 공기의 흡입을 적게 하고 연도 댐퍼(damper)를 적게 열면 연소 가스가 가마 안에 차서 환원 분위기가 된다. 가스압을 마구 올리지 말고 댐퍼나 드래프트를 조작하여 분위기를 조절한다. 댐퍼는 분위기의 기본적인 조절을 할 때 사용하는 것이므로 주로 굴뚝의 아랫부분에 있는 드래프트 구멍을 개폐하여 가마 안의 분위기를 미세하게 조절한다. 드래프트 구멍은 3개 정도의 벽돌로 막게 되어 있어서 이 벽돌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가마 안의 산화 및 환원 농도를 조절한다.
'도예의 유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벌구이의 환원소성-1 (0) | 2024.06.18 |
---|---|
초벌구이에 대해 알아보자 (0) | 2024.06.18 |
유적천목유의 소지와 시유에 대하여 (0) | 2024.06.12 |